미츠이 중2x미야기 중1.
제멋대로 다정한 미츠이. 씬은 아닌데 조금 그런... 장면이 있습니다?
여우비太陽雨, 중편 - 장마
2025.04.19.
미츠이의 부활동이 없는 일주일 간 비밀기지에는 여러 물건이 추가됐다. 작은 시계, 플라스틱 의자와 두터운 담요, 고양이 장난감, 진짜 과자가 담긴 상자 그리고 월간지. 어느 날에는 장난감 농구공과 농구 골대를 가져와서는 창고 외벽에 설치까지했다. 이게 뭐냐는 미야기의 눈빛에 미츠이는 자기가 아주 어렸을 때 갖고 놀던거라했던가. 그런 걸 왜 가져와? 미야기는 미츠이의 손에 다 들어오는 형광주황빛 장난감 공이 미니 골대에 쏙 들어가는걸 끝까지 보다, 3평도 안되는 창고 구석에 고이 모셔둔 오래된 농구공을 봤다. 이곳에서 고양이를 발견하고 나서는 그 야외 코트에는 가지 않았다.
어쩌면 미츠이는 그걸 눈치 챈걸지도 모른다.
미야기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비밀기지로 달려갔다. 매일 매일 먼저 도착해 미츠이를 기다리는 형세가 된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돌봐온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던건 사실이니까.
“료타—? 나왔어.”
미츠이의 목소리에 미야기가 고개를 든다. 저를 부르며 비밀기지에 나타나는 시간은 보통 오후 5시 정도. 학교는 그것보다 훨씬 일찍 끝났을테고 아직 체육관 공사가 끝날 시기는 아니니까 두 세시간 어디선가 농구하다 오는 것 같았다.
"먀아아."
미츠이의 목소리에 고양이들이 저마다 귀엽게 울더니 귀를 세우고 기지개를 켠다. 부숭부숭하게 부풀어 끝이 휜 꼬리가 세 개. 창고 밖으로 가볍게 뛰어나가는건 반갑다는 뜻이다. 미야기보다 한참 늦게와도 미츠이는 간식거리와 함께 나타나니까.
미야기는 미츠이가 두고간 월간지의 신간을 읽고 있었다. 오키나와를 떠날 시점부터 미야기 가에는 구독이 끊긴 그 잡지. 여름방학, 그러니까 다음달에 있을 인터하이를 앞두고 월간 바스케의 표지는 산왕이 장식했다. 또 빡빡이 머리. 미야기가 눈을 가늘게 뜨고 중얼거렸다.
‘이제 …나랑 상관 없잖아.’
나무벽 틈새로 저물기 시작한 금빛 햇살이 들이찬다. 눈이 부셔 손으로 가리면 맭, 미야옹, 왜옹. 고양이들 우는 소리도 흘러들어오고, 끼익거리는 나무 문이 열리며 미츠이가 역광으로 들이찬다.
“저녁 먹었어?”
미야기는 지금까지 대답도 안했는데, 당연히 창고 안에 있을 줄 알았다는 듯이 묻는다. 미츠이의 발끝부터 드리운 그림자가 길고 짙어 눈이 부셔 보이지 않던 시야가 편안해졌다. 창고 안으로 들어온 미츠이는 좁은 탁자 아래에 가방을 내려놓는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미야기의 옆에 접이식 의자를 끌고와 바짝 붙어 앉았다.
“갖고오길 잘했네.”
“응?”
“월간 바스케”
“아…”
“관심 가는 학교라도 있어?”
“나는, 글쎄…”
“나도 글쎄.”
솔직히 난, 마음에 드는 곳이 하나도 없거든.
미츠이가 덥다며 교복 셔츠를 홱 벗더니, 흰 티셔츠를 끌어 펄럭인다. 새하얀 천자락에 처음 본 날의 미츠이와 모습이 겹쳐보인다. 미야기는 귀 끝이 묘하게 뜨겁다는 생각을 하며 잡지를 덮었다. 웃는 얼굴로 미츠이는 상체를 숙여 더플백을 들어올리더니 햄버거 세트 하나에 단품 햄버거를 꺼내 좁은 탁자에 올려둔다.
“어차피 2학년이니까 고민은 내년에 해도 괜찮을 것 같고.”
료타가 나랑 같은 학교에 가면 좋겠는데. 미츠이가 덧붙인 말은 가볍게 무시하더니, 감자 튀김의 고소한 냄새에는 미야기가 코를 움찔인다. 두 눈은 미츠이의 손에 들린 햄버거에 꽂혔고.
“저녀석들 간식까지 사다보니까, 세트 두개는 용돈으로 안되더라.”
“…내거는 안사도 됐는데.”
“하아? 동생 앞에서 형 혼자 먹으라고?”
“말했잖아. 동생 안 해.”
그리고 이름으로만 부르는 것도 그만해.
고집은 미츠이만큼이나 대단해서 못 당하겠다.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일단 먹어. 데리야끼 버거의 포장지를 벗겨서 코 앞에 내밀어주니 침을 꼴깍 삼킨 미야기가 두 손으로 받아들고 크게 한 입한다. 맛있게 먹을 거면서. 작은 입으로 합, 합 여러번 나눠 먹는게 저기 고양이들이랑 똑같잖아.
“아—, 어린이 세트면 살 수 있었을지도?”
"… … .”
내려온 앞머리에 가려져 잘 안보였지만, 또 눈썹 하나만 높이 뜨고서 못난 표정으로 노려본다. 입술도 두웅, 내밀고는 감자 튀김을 한 번에 두 세개 집어 케챱에 푹 찍어 입에 넣는다. 훙, 하는 소리까지 내더니 고개를 돌려 마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 그저 웃기다. 심술부리는게 고작 감자 튀김 나보다 더 많이 먹는거냐고.
“맭.”
밖에서 저들끼리 놀고있던 고양이 세마리가 어느새 창고 안으로 따라 들어와 탁자 위를 올려다본다. 너희 먹을 건 아까 다 줬잖아. 이건 우리들 몫이라고. 미츠이가 설명해도 고양이들은 들을 생각이 없다. 바지를 타고 기어이 올라와 미야기의 무릎에 자리 잡은게 히쨩과 훗쨩. 밋쨩은 여전히 미츠이의 신발에 관심이 많은지 입으로 물고 잡아당기며 논다.
“밋쨩.”
“응?”
미야기가 또 얼굴을 붉혔다.
"미츠이… 말고."
작게 웅얼거리며 삼색 고양이를 들어올린다. 고양이가 물고 늘어져 풀린 신발끈이 끝까지 물려 팽팽하다가, 미야기가 작은 털복숭이의 몸을 가볍게 흔들며 “밋쨩 놔.” 말하니 그제야 고양이 녀석이 입을 벌리고 놔준다.
그르릉 그르릉 진동소리를 무한으로 내는 아기 고양이 세 마리를 무릎 위에 넘치게 올려두고 하염없이 쓰다듬는 미야기는 마냥 행복해보이는데, 어쩐지 그걸 보고있는 미츠이는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진다. 고양이들과 장난치는 미야기를 앞에두고 자기 몫의 햄버거를 마저 먹으며 왜 불편한건지 생각해보지만 뚜렷하진 않다.
✶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장마가 한창이다.
몇 주 전 맑은 하늘에 보석같이 흩날리던 여우비는 한낮 꾼 꿈이라도 된것 같다. 주중부터 내린 거센 빗줄기는 토요일 오후가 지나도 그칠 줄 몰랐고 이따금씩 돌풍까지 불어 창문이 덜컹거릴 정도였다. 짙은 회색 빛의 하늘이 새하얗게 번쩍이다 우르릉 낮은 소리를 내면 미츠이의 머릿속은 비밀기지로 가득찬다. 이정도로 비가 오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여기저기 틈새가 벌어진 벽과 구멍난 천장의 창고도, 그 안에 있을 고양이 세 마리도, 그리고 그 모든 걸 걱정하고 있을 미야기 료타도. 그 작은 녀석은 이렇게 궂은 날씨에 그곳에 있을 것만 같아서.
‘바보도 아니고. 설마… .’
텁, 침대에 누워 농구공을 허공에 가볍게 스냅하던 미츠이가 공을 한 손으로 잡는다. 진녹의 눈동자가 벽에 걸린 시계와 달력을 번갈아 확인한다. 오후 네시, 료타를 못 본지는 삼일째. 이럴 줄 알았으면 전화번호라도 물어봐 둘 걸. 미츠이는 농구공을 침대 협탁에 툭 올려두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 더플백에 있는대로 이것저것 챙기기 시작한다. 녀석이 있는 지 없는 지 가서 직접 확인하면 되잖아. 스포츠 타올, 옷… 그리고 다락방에 몰래 들어가 아버지의 캠핑 장비를 뒤져 방수시트, 우비를 우겨 넣었다. 새삼, 운동한다고 남들보다 큰 가방을 가진 것에 감사했다. 두둑해진 가방을 메고 운동화가 아닌 장화를 꺼내 신더니 현관에 선 아들을 보고 의아해하는 부모님을 바라보며 미츠이는 천연덕스레 거짓말한다.
“오늘 다카오네 집에서 자기로 했어. 내일 올게.”
“히사시, 잠깐. 지금?”
“밖에 비가 이렇게 오는데?”
“응. 괜찮아.”
집에서 비밀기지까지는 30분 거리. 뛰어가면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거다. 미츠이는 집 대문을 빠져 나오자마자 들고 있던 우산은 접어 팔에 걸고 더플백에서 우비를 꺼내 입고 가볍게 뛰기 시작한다.
미야기가 도착했을 때부터 이미 공터 입구부터 제일 안쪽의 창고까지 물 웅덩이가 여러개 생겨 빠르게 진입하기 어려웠다. 일주일 전까지는 미야기의 가슴까지 오던 기다란 풀들이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자라나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비바람에 티셔츠와 반바지가 젖어드는 것도 모르고 미야기는 풀숲으로 뛰어들었다. 이제는 길이라고 하기도 힘든 좁디 좁은 길목에 진흙을 피하려다 미끄러진다. 넘어지지 않으려 균형을 잡으니 바닥을 헛딛어 결국 신발 한 짝이 새카맣게 얼룩진다. 질퍽거리는 진흙에서 발을 겨우 떼면 으아으, 싫은 소리가 절로 났지만 미야기는 다시 뒤돌아가지 않았다.
신발도 옷도 만신창이가 되어 겨우 도착한 창고는 구멍난 천장 틈으로 빗물이 새 이곳 저곳이 축축했다. 그래도 비가 많이 오는 것 치고 젖지 않는 공간이 있어 다행이었다.
등 뒤로 불어오는 비바람에 몸이 절로 떨렸다. 고개를 흔들어 축축한 머리를 털어내고 축축한 티셔츠를 끝을 쥐어 짜 다시 입었다.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우산은 창고 문고리에 걸고, 플라스틱으로 된 접이식 의자를 접어 밖의 좁은 처마 아래에 세워둔다. 창고 바닥에 젖기 시작한 종이 박스를 열어 상태를 살폈다. 미츠이가 며칠 전 짐을 줄인다며 두고간 무석중 후드 집업과 담요, 간식거리, 잡지가 있다. 추위에 한 번더 몸을 떤 미야기가 잠깐 고민하다 미츠이의 옷을 들어올리더니 조심스럽게 입어본다. 어차피, 미츠이는 모를테니까. 엉덩이 바로 아래까지 내려오는 넓은 품의 후드는 팔이 길어 소매 끝에 겨우 손가락 한마디가 보였다. 보드라운 섬유에서 지금까지 못 느꼈던 미츠이의 냄새가 난다.
'…왜 안심이 되는거지.'
미야기는 팔을 걷고 비가 새지 않는 반대편 구석으로 탁자와 상자들을 옮긴다. 좁은 창고 안을 부산스럽게 돌아다니자 구석에서 자고 있던 밋쨩이 자고 있다 뛰어나와 미야기의 뒤를 쫓아다닌다. 탁자 위에 상태가 제일 괜찮은 박스를 올려 그 안에 미츠이가 두고간 짐이 젖지 않게 옮겼다. 젖기 시작한 종이 박스들은 펼쳐서 축축한 바닥에 깔자, 밋쨩이 발톱을 세우고 그 위를 뜯기 시작한다. 작은 동물들에게는 재난이나 다름 없는 날씨에도 맹랑한 고양이를 보며 미야기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근데 왜 밋쨩만 있지?'
미야기는 마지막으로 세 마리 모두 잘 있는지 살펴보는데, 고양이들이 항상 있던 자리에 히쨩은 세상 모르게 자고 있고 검은색의 훗쨩이 없다.
✶
비밀기지에 도착한 미츠이를 반기는 건 히와 미, 고양이 두 마리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왔을 때보다 정리된 창고와 탁자에 올려진 상자 위에 어색하게 꺼내져있는 농구부 후드 집업. 분명 료타가 있던 흔적들이다. 어딜 간거지. 나머지 한 마리는 또 어디갔고? 미츠이가 몸을 숙여 히와 미의 정수리를 번갈아 쓰다듬는다.
"너네 엄마랑 둘째는 어디갔어."
"왥."
미가 미츠이를 향해 무어라 대답한 것처럼 울더니, 바닥을 발톱으로 긁더니 탁자 아래로 이동해 자리잡고 눕는다. 히도 미를 쪼르르 따라가 그 옆에 눕고 꾸벅꾸벅 존다. 미츠이가 다시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에 손을 뻗는 순간, 동시에 문이 열린다. 문 앞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푹 젖은 미야기가 바들거리며 검은 털뭉치를 품에 안고 있다. 미츠이를 보고 놀란 듯 입을 벌렸지만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미츠이도 놀라 입 밖으로 어느 말도 못 꺼내다, 미야기를 잡아 당기며 끌어안는다. 생각하는 것보다도 몸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 온 몸이 차갑다. 계속 떨고 있어. 넌 도대체가, 도대체.
"번개에… 놀라서, 훗… 쨩이… 창고를 나갔었나봐."
미츠이의 품에서 움찔거리던 미야기가 살짝 멀어지더니 떨리는 입술로 천천히 말한다.
"조용히 해."
미야기가 '언제 왔어?' 물으려다 평소보다 낮은 미츠이의 목소리에 도로 입을 닫았다. 미츠이의 팔에 힘이 더 들어간다. 미츠이가 두고간 옷에서 맡았던 것과 똑같은 냄새. 따뜻한 체온에 떨림이 멈추고나서야 멀어지는 품에 미야기가 고개를 들었다. 화가 나 굳은 표정에 미야기는 이해할 수 없다.
왜 화가 난거지.
미간을 좁힌 미츠이가 미야기의 팔 안에서 검은 고양이를 잡아 들어 히쨩과 밋쨩 옆에 내려 놓는다. 자고 있던 두 녀석이 일어나 축축하게 젖은 검은 털을 마구 핥기 시작한다.
미츠이는 계속 말이 없다.
어쩐지 평소보다 더 커보이는 더플백 안에서 타올을 꺼내 미야기의 머리에 얹더니 마구 문지르기 시작한다. 이어서 더러워진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티셔츠도 훌렁 벗긴다. 미야기를 마른 바닥 위에 세우더니 쭈글거리는 손 끝부터 목덜미, 등까지 닦아냈다.
"잠, 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옷 벗기는 걸 말릴 수가 없었다. 급하게 미야기가 손을 뻗어 미츠이의 어깨를 잡았지만 미츠이는 멈출 생각이 없다. 기어이 아랫도리 밴딩까지 커다란 손을 뻗어오자 추웠던게 거짓말같이 온 몸이 뜨거워진다.
"미… 밋! 아, 아래는 내가 할게!"
작지만 단단한 몸이 순식간에 미츠이를 밀쳐냇다. 억센 손길에 뒤로 밀려나서야 조금 심했나 싶어 미츠이가 턱 끝을 긁적인다.
"… 보지마… ."
미야기의 말에 미츠이 얼굴이 타오르듯 붉어져 고개를 홱 돌린다. 뭐냐고… 역시 여자인거 아냐? 아니… 가슴이, 남자. 팔도 어깨도 단단했고. 미야기를 등지고 돌아선 미츠이가 침을 삼킨다. 무언가를 인지하니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는다. 왜? 미야기 료타가 남자라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
쏴아아—
잠잠해진 줄 알았던 빗줄기가 다시 무섭게 쏟아지는 소리에 미츠이가 정신을 차린다.
"옷… . 혹시 몰라서 체육복 가져왔으니까 가방에서 꺼내 입어."
벗겨버린 미야기의 회색 티셔츠와 흰 양말의 빗물을 꽉 짜내 창고 벽에 걸었다.
"… 속옷은 없지만."
등 뒤로 끽, 끼익 작게 움직이는 발소리에 이어서 지익—, 하고 더플백의 지퍼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멈추자 한 번 더 침을 꼴깍 삼키고 뒤돌았다. 남색의 무석중 체육복을 헐렁하게 입은 미야기가 소매를 걷고 있었다. 왼 가슴에는 【 三井 】라 쓰여있어 미츠이가 눈을 몇 번이나 깜빡였는지 모른다.
"왜?"
"아니."
"그, 고마어… . 꼭 빨아서 돌려줄게."
"어, 응."
미츠이가 방수시트를 꺼내 바닥에 넓게 깔고 앉더니 옆자리를 툭툭 친다. 별 말 없이 그 옆에 미야기가 앉았다. 고양이들이 서로의 체온에 기대는 것처럼. 창고 상태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다. 오버하는 거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것저것 챙겨오길 잘했네.
"내가 여기 있을거란 걸 알았어?"
"그냥, 그럴 것 같았어."
"… 안 와도 됐는데."
"척하기는."
나도 걱정되서 온거야.
그 뒤로 이어진 대화는 없다. 미야기가 바짝 붙어오는게 느껴진다. 미츠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미츠이도 그 작은 머리에 고개를 기대 선잠에 빠진다.
✶
눈을 떠보니 누워서 자고있다.
미츠이의 품에 안겨 담요까지 같이 덮고. 고양이들도 둘 사이에 비집고 들어와 새액새액 자고있다. 여기서 잘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비는 그친건가? 미야기가 몸을 일으키려하자 커다란 손이 허리를 붙잡아 다시 눕힌다.
"더 자도 돼."
"… … 밋쨩."
"또 고양이?"
"아니, 미츠이."
미츠이가 픽, 웃더니 미야기의 턱 아래까지 담요를 덮어준다. 두사람이 움직이자 둘 사이의 고양이들이 꿈지럭 거리면서 보송거리는 몸을 뒤척인다.
미츠이는 자기가 형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다정한거겠지? …형, 동생 사이가 아니었음 하는 건 나뿐인걸까?
미야기는 다시 눈을 감았다.
상하편으로 마무리하려 했는데, 조금 길어져서 상중하+외전1편(R-19)이 있을 예정입니다.
하편은 매우 짧을지도 모르겠네요...
외전은 고딩 미츠료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