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23년 6월에 포스타입에 썼던 글을 다듬고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 미츠이 히사시가 인간이 아닙니다. 개도 아니고... 수인도 아니고... 오키나와 시사 영물? 비슷한.
- 중딩미츠료, 고딩롱게료... 이나 미츠이는 제멋대로 다정합니다; 미츠이도 미야기도 캐...붕 죄송합니다.
- 미츠이가 농구하지 않습니다.
- 글 설정 상 소타가 생존한 IF물이나 정말 존재감 없습니다. 어쩌면 아버님도 살아있을지도...
- 갑분섹스주의
시사シーサー설화
오키나와에는 어딜가나 시사シーサー가 있다.
과거 류큐 왕국의 흔적인 슈리성부터 공항, 카페… 심지어 집안까지. 흔히 볼 수 있는 오키나와의 수호자이자 상징이다. 악재나 악령을 쫓는 수컷과 복을 가져다 주는 암컷으로 한쌍을 지어놓는다하니, 유독 여기저기 많이 보여도 이상한게 아닐거다.
시사는 정확히 어떤 동물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설 속 짐승이지만, 목 주변 갈기 때문에 사자를 떠올리기도 북실한 꼬리와 지킨다는 속성으로 개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니 미야기 료타가 살고 있는 헨토나에도 시사는 있다.
마을 입구나 해변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시사는 열셋 먹은 료타의 키만했으며 오래된 집 철문이나 지붕 가장자리에 장식된 시사는 주먹만했고 기념품 가게에 줄지어 나열된 건 엄지만했으니, 아주 저마다 크기, 색, 표정이 다양했다.
어느 초여름.
마을 입구에 간격을 널찍이 두고 좌우 하나씩 놓여있던 시사 석상 중 하나를 외부인 취객이 차로 들이받아 부서버리면서 시끌시끌했다. 평화로웠던 마을에 별난 일이기도 했으니 그날 미야기네 저녁시간은 온통 그 이야기 뿐이었다.
바닷가에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기 전부터, 그러니까 아주 까마득한 옛날부터 있던 시사 석상을 짝지어 바닷가까지 가져다 놓은 것이라 했다. 헨토나 동쪽 요나하 산에 있던 시사와 서쪽 헨토나 해변에 있던 시사였다고 했던가. 료타 맞은편에 앉아계시던 할머니는 그 중 해변에 있던 시사가 부서졌다며 못마땅한 기색이었다. 안나와 함께 사타안다기를 먹던 료타는 본섬으로 고교를 진학한 형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 이야기해준 설화를 떠올린다.
'나도 몰랐는데, 시사가 북쪽을 보면 폭풍을 막아주고 남쪽을 보고 있으면 화재를 막아준다더라?'
'형, 그런거 다 미신이야. 여름마다 태풍으로 이것저것 날라가잖아!'
'가자나!'
어린 안나가 료타의 말 끝을 따라 소리쳤다. 꺄르르 웃는 안나를 안아들고 료타가 방 한바퀴를 빙그르 돌아 다시 소타 앞에 섰다. 소타보다 세살 어린 나이에도 현실적으로 받아치는 남동생과 그저 순수한 여동생을 보면서 소타도 웃었다.
'그렇긴 하지만… 들어봐, 료타. 할아버지가 우리 마을 입구에 있는 시사는 조금 더 특별하댔어.'
'흐응?'
'마을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낼 수 있도록 해준데.'
오랜 삶을 기원했기에 어른들은 나쁜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다른 한쪽의 시사를 빨리 복구해야 한다고 했던가. 들여놓기 좋은 날짜가 언제인지, 남은 한 쪽과 재질과 생김새가 똑같아야 한다고 어찌나 강조하던지 해프닝에 어른들 사이에선 시끄러웠지만, 어린 료타에게는 그저 어른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나 다름없어 빠르게 잊혀졌다.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닳은 코트에서 홀로 농구를 하던 료타가 공 튀기는걸 멈췄다. 해가 저물어 보랏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에 저녁 별이 떠올라 있었다.. 오늘 저녁밥 일찍 먹을거니까 빨리 오라던 안나가 생각나 농구공을 챙기고 집을 향해 뛰어가더니 마을 입구에서 속도를 늦춘다. 기이하게도 그 날은 홀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시사가 눈에 들어와서. 부서진 시사와 바스러진 차량 부품은 안전을 이유로 치워지고 여러 갈래로 금이 간 받침돌만 덩그러니 남았다. 할머니와 형이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료타는 홀로 남겨진 검은 시사의 머리를 느리게 쓰다듬으면서 읊조린다.
“괜찮아….”
곧 다시 짝이 생길거래.
신화대로라면 아주 오랜 세월동안 헨토나를 지켜왔을텐데, 그럼에도 마모되지 않고 특징으로 남은 부분들… 귀와 갈기, 물결치는 듯 조각된 부분을 꽤나 시간을 들여서 매만지다 료타가 아차, 하고 쓰다듬던 손을 잽싸게 거둔다. 듣지도 못하는 돌 덩어리에게 위로하는 스스로가 부끄러웠던건지.
“료— 쨩—!”
타이밍 좋게 익숙한 목소리가 골목에서 들려온다. 안나가 저를 찾으려 마중나온 듯 했다. 료타는 옆에 있던 시사를 한 번 쳐다보고선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돌담길을 향해 달렸다.
“안나, 여깄어.”
“빨리와 오빠! 기다렸잖아!”
오늘은 엄마가 아이스크림도 사왔어. 진짜? 으응, 그러니까 어서—! 굶주림을 표현하듯 배를 잡고 소리 치는 안나의 갈빛 머리칼을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는 울고, 저녁 별 말고도 어느새 보름달도 머리 위에 떠올라 휘영청 빛나고 있었다.
맑은 날이 지속되더니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 찼다. 말 그대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비가 밤새 쏟아졌다. 쏴아아— 무섭게 내리는 비와 거센 바람에 어느 누구도 집밖으로 나오지 않던 그 날, 남아있던 시사 마저 감쪽같이 사라지며 온 마을이 또 소란스러워졌다.
이른 오전에 시사상이 사라진 걸 발견한 누구는 오히려 새로운 시사 한 쌍을 한 날 한 시에 둘 수 있게 되었다며 좋아했고 다른 누구는 비슷한 시기에 시사 전부가 사라진 것에 곧 무슨 일이 생기는게 아니냐며 우려했다.
또 그 날은 료타가 검은 털을 가진 강아지를 야외 코트 구석에서 발견한 날이기도 했다. 비에 쫄딱 젖은 강아지가 꼬리를 말고 덜덜 떨고 있었다. 우산 쓴 료타가 조금 거리를 두고 쪼그려 앉아 눈을 마주하자 아는 사람을 발견한 듯 제 몸 절반만한 꼬리를 흔들며, 품으로 달려들었다.
“앗, 차거.”
축축한 털에 옷이 젖어들었지만 작은 털 뭉치가 떨어지지도 않고 안겨있는걸 보니 바닥에 도로 내려놓을 순 없었다. 처음보는데, 누구네 강아지지? 하니 낑낑하고 울더니 료타의 턱을 사정없이 핥아낸다. 그만, 그만…! 우앗. 손바닥으로 둥글게 튀어나온 주둥이를 밀어내니 손가락 사이를 낼름거리고 껴안은 팔 안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어 파고든다.
“너 따뜻해.”
기다리면 주인이 나타날까, 그칠 생각 없는 빗 속에서 두 시간 넘게 기다렸으나 어느 누구도 나타나질 않았다. 지루함과 피곤함을 견디지 못한 료타가 우리집 갈래? 묻자 털 뭉치가 눈을 빛내며 꼬리를 힘차게 흔든다. 동물이니 사람말은 당연 못 알아들었겠지만 좋다는 뜻 일거라 해석한 료타는 우산을 고쳐 잡고 집으로 향했다.
“오빠, 얘 강아지 맞아? 왠지 고양이 같기도 하고…”
“기분 좋으면 꼬리를 흔드니까 개가 맞는 것 같아.”
“그럼 이제 우리가 키우는거야?”
“글쎄… 엄마가 허락할까.”
“키웠음 좋겠다! 나 벌써 이름도 정했단말야, ‘쿠로’라고.”
“뭐어 쿠로? 너무 대충아냐?”
그럼 강아지한테 거창한 이름이라도 지어주려고? 안나가 한 쪽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료타를 올려다본다. 강아지도 ‘쿠로’라는 이름이 맘에 안드는지 컹, 하고 소리를 내며 안나의 품에서 폴짝 뛰어나와 료타 무릎 위에 앉는다. 정수리부터 엉덩이까지 윤기나는 검은 털을 쓰다듬자 기분이 좋은지 데려 왔을 때 처럼 꼬리를 마구 흔든다.
오늘은 엄마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니까, 돌아오시기 전까지 어떻게 설득할지 생각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열셋의 료타는 고민이 깊어지기도 전에 제 방에서 검은 강아지와 함께 잠들어버렸다.
“…야기….”
“… …?”
“미야기.”
"…으응?”
“미야기 료타.”
일어났다. 잠결에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자, 이불 속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안겨있다. 헉, 놀라 품에서 떨어지려 팔을 뻗으니 안은 이가 입꼬리 한 쪽만 올려 씩 웃는다. 버둥거리자 남자는 저를 더 꼬옥 끌어안아 벗어날 수 없게했다. 돌처럼 단단한 힘에 숨막혀 코앞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니 그제야 남자가 힘을 풀고 멀어진다. 후아. 료타가 숨을 몰아쉬며 남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렇게 내리던 비가 언제 그친건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환한 달빛에 검푸른 머리칼이 빛난다. 방 안이 어두워도 눈동자는 진녹색임을 알 수 있다. 료타의 얼굴을 가릴만큼 크고 따뜻한 손이 둥근 뺨을 여러번 쓰다듬어준다. 미안, 놀랐어? 이름을 불렀을 때보다 부드러워진 음성. 그리고 가르마를 기준으로 머리 위 양쪽에 털이 수북한 귀가 있는 걸 보니… 인간이 아니야?
“맞아. ‘인간’은 아니지. ‘쿠로’는 당연히 아니고.”
“생각을… 읽어?”
“료타는 귀엽네.”
이건 꿈이야?
만화도 아니고 동물 귀가 사람에게 달렸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부정해본다. 보기에는 중학생 정도로 료타와 나이차가 많이 안나보이는 남자. 남자는 귀를 쫑긋하고 료타를 부담스럽게 바라본다. 귀가 움직이니 눈썹 위까지 내려온 앞머리가 따라 흔들린다. 등 뒤로 탐스러운 꼬리가 기분좋게 움직… 귀 말고 꼬리도 있어…!
역시 꿈이야.
꿈이라 생각하니 어쩐지 모든 게 수긍되는 료타가 신비한 남자를 빤히 처다본다. 근데 왜 이런 꿈을 꾸는 거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꿈 아닌데.”
“…에?”
“나는 히사시寿, 장수를 염원해 모셔졌어.”
‘히사시’라고? ’모셔졌다’니? 도대체가 알 수 없는 말만 골라하는 남자의 눈동자를 다시 들여다보니 기시감이 느껴지는 눈동자다.
“비록 얼마전에 내 짝을 잃었지만, 료타가 말한 것처럼 ‘괜찮아’.”
이해 못해 떨리는 눈으로 처다보는 료타에게 힌트를 주기 위해 작은 손을 들어 제 머리를 쓰다듬도록 한다. 부드러운 머리칼과 귀가 손에 스치니 그제서야 료타는 지난 날 검은 시사 석상을 쓰다듬었던 날이 생각난다. 그리고 지금 저를 소중하게 안고 있는 사람이 그 시사 석상임을, 그 시사 석상이 제가 데리고 온 강아지임을 깨닫는다.
"이제 누구인지 알겠어?"
“그 강아!”
달빛을 등지고 웃던 히사시가 료타의 입술이 열리자마자 입을 겹친다. 열린 입 사이로 혀가 들어와 혀를 찾아 얽히더니 이내 멀어졌다.
“미야기 료타가 내 새로운 짝이니까.”
✶
“하읏, 우….”
“료타, 조금만 더.”
히, 히사시 상, 제발 천천히 좀. 히사시의 뜨거운 혀가 료타의 목을 핥아올린다. 요즘 시대의 인간은 성인이 되지 않으면 교감할 수 없다고 기다려 달라한 건 료타잖아. 아흑, 하, 지만. 료타가 뒤로 올라탄 남자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침대 위로 무너지자 커다란 손이 배를 감싸 토닥인다. 바들바들 떠는 몸을 어르고 달래 엉덩이만 위로 들어올리고 쓰다듬는다.
“옳지. 착하지… 그대로 있어.”
히사시 상은 세상에 몇 없는 귀한 영물이라나.
평소에는 개… 아니, 종을 알 수 없는 북실북실한 털 짐승으로 있다가 료타와 단 둘이 있을 때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꼭 붙어있었다. 영물의 반려가 되겠다고 받아들인 적도 없는데 히사시는 그것이 운명이자 자연의 이치라도 되는 듯 굴었다. 반려는 항상 무슨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야 한다나. 영물끼리는 정신적 교감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인간과는 육체적 접촉을 통한 교감이 필수라는 것도 히사시 상의 설명이었다.
'그래야 내 힘이 유지되고 마을 모두가 건강할 수 있는거야.'
설명은 길었으나 결국 교미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미는 그러니까, 그으… 섹스잖아. 이건 …협박 아닌가? 료타의 눈썹이 매섭게 휘었다. 문제는 이제 갓 중학생이 된 료타에게는 그건 너무 이른 것이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 한게, 이렇게 봇물 터지듯. 물론 천년 가까이 살아온 히사시에게 6년 정도야, 찰나나 다름 없는 시간이지만. 나날이 탐스럽게(?) 성장하는 료타에 6년이 60년, 600년 같이 느껴지는 거다. 그 기이함이 드디어 성인이 된 료타를 두고 짐승같이 몰아붙이는 데에 일조했다.
히사시라는 이름의 영물을 옆에 둔 덕분일까, 료타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고 튼튼하게 자라났다. 제 형을 따라 본 섬으로 고교 진학했을 때에도 큰 부상 없이 마음 껏 농구할 수 있었고.
하지만 인간사새옹지마라고 어찌 아무 일도 생기지 않으랴, 멀리 떨어진 섬에서 올라왔다는 이유만으로 동급생들에게 맞아 온몸이 멍들거나 상처난 적도 있었다. 물론 료타가 맞은 것보다 시비걸어온 놈들이 맞은게 훨씬 많았지만… 어쨌든 여럿에게 맞은 것 치고는 가벼운 찰과상 뿐이었다. 그마저도 하루 이틀이면 흉도 사라지고.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료타보다도 히사시 상의 상태가 안좋아 보였다. 료타가 집에 돌아왔을 때에 인간의 모습이 아닌 짐승의 모습으로 낮은 쿠션 위에 누워만 있고. 생각해보면 독감이 유행할 때에도 코트 위에서 잠깐 발목을 삐끗했을 때에도 아픔 없이 지나가더니만, 히사시 상이 전부 대신하고 있었던거야.
'…아프지마요.'
료타가 수북한 검은 털에 얼굴을 박고 속삭이면 반박이라도 하듯 크흥, 하는 소리를 낸다. 당신 아픈거 나도 싫어요. 잔소리 하지 말라는 듯 커다란 몸을 뒤척여 등 돌린다. 다시 주우욱 늘어진 히사시 상의 커다란 몸을 겨우 돌려 먼저 입을 겹치고 혀로 핥짝여본다. 깜빡이는 눈동자에 생기가 돈다. 이내 긴 혀가 료타의 얼굴과 목을 싹싹 핥는다. 그렇게 괴로우면 당장이라도 날 덮치면 될텐데. 인간은 성인이 되어야만 교미가 가능하다는 건, 당신 같은 영물에게 변명이나 다름 없을텐데. 매번 참고 견디는 모습에 어떻게 사랑을 느끼지 못할까. 히사시 상…. 그리운 냄새가 나는 품에 안겨 그 등을 쓰다듬으면 금세 평소의 히사시로 돌아왔다.
"료타…."
온 등이 핥아지는 감각에 정신은 없어도 하앗, 응. 반사적으로 신음을 터트린다. 이제 키스나 포옹으로 참지 않아도 되니까요. 네 발로 기는 부끄러운 자세로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리고 바들바들 떨며 히사시를 받아낸다. 허억, 뱃속까지 들어차는 엄청난 양감에 숨이 막혀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시트 위를 짚고 버티는 손 위에 커다란 손이 겹쳐지고, 손가락끼리 얽혀 잡아 쥔다. 남자의 가슴이 등에 바짝 붙어오고 긴 머리칼이 오른 귓가에 스친다. 두근거리는 두 심장이 맞닿아 하나가 된 것처럼 박동한다.
"괜찮아?"
"응…."
처음으로 받아내는 고통보다 드디어 이어졌다는 생각에 고양감에 휩싸인다. 눈빛과 목소리는 저보다 한 뼘이나 작은 몸을 걱정하는 듯 하지만 움직임은 결코 부드럽지 않다. 침대 끝까지 몰아 붙이고 퍽, 퍽 올려치는 허릿짓에 료타는 충격에 컥 소리도 못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제 반려를 홀로 두고 정신을 잃을 것 같아서.
얼마나… 큭, 기다렸…. 목덜미를 핥고 잘근대던 입이 멀어진다. 한 손으로 턱을 살짝 비틀어 입술을 겹치고 벌려 혀를 찾아낸다.
히사시가 돌보고 가꾼 몸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손바닥으로 등에 보기좋게 자리잡은 근육과 복근을 쓸고 쓴다. 넌 네 안이 얼마나 좋은지 모를거야. 배 위에 있던 손이 어느새 올라와 봉긋하게 솟은 유두 근처를 맴돈다. 꼬집고 잡아당기면 안쪽을 조이면서 움찔거리는게 귀엽다.
"히사, 시 상, 나 이제…!"
"응."
네가 바라는 대로 해줄테니까. 히사시가 료타의 목 뒤에 코를 대고 체취를 들이마쉰다. 사랑스러움에 도취된다. 살짝 튀어나온 경추를 크게 핥아내고 콱 물었다. 하얗게 플래시가 터진 듯 눈 앞이 멀어지는 쾌감에 료타가 부들부들 떤다.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워. 부풀어 오른 성기가 몸 가장 깊은 안쪽에 정액을 가득 쏟아냈다.
영물이어도 짐승에 가까워서일까, 사정했음에도 성기를 빼지않고 몇 번 더 허리를 움직여 더 깊은 안쪽으로 들어오려한다. 으, 으윽. 료타 역시 동시에 사정했는지 쾌감에 바르작 거린다. 히사시는 충만함에 만족하며 그 작은 몸이 벗어나지 못하게 결박하듯 끌어안는다.
"…료타, 영원히 내 반려여야해."
속삭이는 듣기 좋은 목소리에 새액새액 숨을 고르던 료타가 힘없이 웃는다.
"응… 좋아."
대답과 함께 기절하듯 잠들어버린 료타의 온 몸을 싹싹 핥아낸 히사시도 옆에서 그 체온을 느끼며 잠들었다.